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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고백 / 미시마 유키오
01-02
첼리
한창 감미로운 키스 중에도 산채로 느끼는 죽음의 고통이 수도 없이 그의 미간을 떠돌았을지도 모른다.
셰익스피어 소네트 81
01-02
첼리
어쩌면 내가 그대의 묘비를 쓰게끔 오래 살지도 모르고,
어쩌면 내가 흙 속에서 썩고 있을 때 그대 살아 있을 것이라.
어쨌든 그대의 기억은 죽음도 빼앗아 가지 못하리라.
내게 속하는 모든 것이 다 잊힌다 해도.
그대의 이름은 이 시에 의하여 영생하리라.
나는 한 번 죽으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끝나지마는
그리고 땅은 나에게 보통 무덤만을 주지만,
그대는 사람들의 눈 속에 누우리라.
그대의 비문은 나의 정다운 시라.
그것은 아직 창조되지 않은 눈들이 읽고,
이 세상에 태어날 혀들이 그대의 이야기를 하리라,
지금 숨을 쉬고 있는 사람들이 죽었을 때에.
그대는 언제나 살리라 ─ 내 붓은 그런 힘 있나니 ─
숨결이 약동하는 곳, 사람의 입속에서.
셰익스피어 소네트 66
01-02
첼리
이 모든 것에 싫증이 나 내 죽음의 안식을 희구하노라.
재덕(才德)이 걸인(乞人)으로 태어난 것을 보고,
공허가 화려하게 성장한 것을 보고,
순진한 신의(信義)는 불행히 기만당한 것을 보고,
찬란한 명예가 부끄럽게 잘못 주어진 것을 보고,
처녀의 정조가 무참히도 짓밟히는 것을 보고,
올바른 완성(完成)이 부당하게 욕을 당한 것을 보고,
강한 힘이 절름발이에 제어되어 무력화된 것을 보고,
예술이 권력 앞에 벙어리가 된 것을 보고,
바보가 박사인 양 기술자를 통제하는 것을 보고,
솔직한 진실이 잘못 불리는 것을 보고,
선한 포로가 악한 적장을 섬기는 것을 볼 때,
이 모든 것에 싫증이 나 죽고자 하노라.
죽는 것이 사랑을 두고 가는 것이 아니라면.
빛의 자격을 얻어 / 이혜미
01-02
첼리
몸 속에 위독한 가지들을 매달고
주렁주렁 걷는 사람에게
고결은 얼마나 큰 사치인가
/겨울 가지처럼
빛의 자격을 얻어 / 이혜미
01-02
첼리
몇 번을 다시 태어나고서야
완성되는 장면들이 있어서
비밀은 빛 없이도 가장 환하고
/우리는 아마도 이런 산책을
빛의 자격을 얻어 / 이혜미
01-02
첼리
말을 지으려면 혀 밑의 안개부터 거두어야죠
가볍게 웃기만 해도
해안선이 흐린 것들로 뒤덮였다
/우리는 아마도 이런 산책을
빛의 자격을 얻어 / 이혜미
01-02
첼리
그 얼굴에 장마 지겠지. 목을 따라 흘러 무릎을 적시며, 마르지도 못하는 마음들.
섞이기에 두려운 순간들. 경계마다 고여드는 숨방울. 눈을 타고 흘러 온 빛에 발끝까지 온통 젖겠지.
시선이 행성이라면 중력을 잃은 별. 서로를 향해 출발하는 빛이겠지.
한번 출발한 눈길은 돌아오지 못하고 다른 이의 외계를 떠도니.
눈꺼풀 안쪽에 달라 붙은 암흑을 봐. 조금씩 나누어 마셔야 하는 파문도 있고 다시 되감을 수 없는 눈썹도 있지.
찢어진 깃발들. 하얗게 식어가는 눈짓들. 어긋난 약속을 교환하던 밤은 호흡을 더욱 작은 조각들로 흩어 놓았고.
기다리는 것은 멀리의 걸음들을 애써 미리 겪어보는 일이었는데.
마음이 기체라면 그 발길마다 내내 폭풍우 들겠지. 젖어드는 눈시울의 물기를 엮어 투명한 직물을 짓는다면,
그 천을 걸치고 사람의 온도에 눈 머는 이도 있으리.
/눈빛이 액체라면
빛의 자격을 얻어 / 이혜미
01-02
첼리
거짓을 말하는 입안에서 색색의 동그라미가 굴러 나왔지.
혀끝의 평행우주. 헤어짐을 휘감는 중력들.
다정 속에 묻어둔 난간처럼 조금만 스쳐도 혀가 베이는 달콤.
/당분간 달콤.
빛의 자격을 얻어 / 이혜미
01-02
첼리
몸
영혼의 우주복.
/머무는 물과 나무의 겨울
빛의 자격을 얻어 / 이혜미
01-02
첼리
오래 품은 살殺은 지극히 향기로워진다
뭉개질수록 선명히 솟아나는 참담이 있어
마음은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다.
/살구
빛의 자격을 얻어 / 이혜미
01-02
첼리
사랑하는 자는 흐르는 샘처럼 고귀하나 사랑받는 자는 고인 진창을 겪으니, 진창을 견디는 발목, 어둠 속을 서성이는 걸음들.
/롬곡
빛의 자격을 얻어 / 이혜미
01-02
첼리
창문에 적어 두었던 소식들이 서서히 휘발하고 세계의 한 귀퉁이가 접혀듭니다. 사랑하는 헛것들.
/홀로코스트
친하게 지내자 / 영일
01-02
첼리
비참만 알고 슬픔은 잊어버린 듯하다.
다시 말하면, 비참을 반추하느라 슬픔을 돌보지 않은지 오래다.
/208화
산다 / 타니카와 슌타로
01-02
첼리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목이 마르다는 것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눈부시다는 것
문득 어떤 멜로디를 떠올리는 것
재채기를 하는 것
당신 손을 잡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미니스커트
그것은 플라네타리움
그것은 요한 슈트라우스
그것은 피카소
그것은 알프스
모든 아름다운 것을 만나는 것
그리고 숨겨진 악을 주의 깊게 거부하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운다는 것
웃는다는 것
화낸다는 것
자유라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지금 멀리서 개가 짖는다는 것
지금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
지금 어딘가에서 병사가 상처 입는다는 것
지금 그네가 흔들리고 있는 것
지금 이 순간이 지나가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새는 날개짓 한다는 것
바다는 일렁인다는 것
달팽이는 기어간다는 것
사람은 사랑한다는 것
당신 손의 온기
생명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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