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 2025-04-16 04:34
2023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5년도부터 매년 사모으고 매년 읽었었는데
부끄럽지만 23년도걸 아직 안 읽었다
그때부터 책을 진짜 안 읽은듯 재활 시작해야돼~!!
첼리 2025-04-16 04:47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 이미상
좋은 마음만은 아니었을 거라고, 목경은 생각했다. 메리 포핀스처럼 날아다니며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에 빠진 사람들 앞에 짠, 나타나는 고모에게는 오만한 고약함도 있었다.그러나 목경은 무수한 의도 중에서 실오라기 같은 악의를 건져올리려는 결벽증을 버린 지 오래였다. 고모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사람들은 시간을 벌었다.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이 (결코 하고 싶어지지는 않겟지만) 그럭저럭 하기 싫은 일로 바뀔 때까지 숨 돌릴 틈을 얻었다.

/P.40
첼리 2025-04-16 04:51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 이미상
고모는 몇 번이나 조카들과 모닥불가를 박차고 나와 숲을 헤매는 상상을 했다.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 때려죽여도 하기 싫은 일. 실은 너무 두려운 일. 왜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다고 믿는 일이 사람에게 더욱 수치심을 안겨주는 것일까.

/P.41
첼리 2025-04-16 04:57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 이미상
목경은 고모를 독점하고 싶어했지만 고모와 본질적으로 닮아있던 건 무경이었던 이야기
그 외사랑을 반추하며 지금에서야 고모를 이해하는(이또한 피상적일지라도) 구조가 좋았다
대상 받은 작품들은 다들 내게 좀 막연했었는데 이건 좋았음
첼리 2025-05-09 04:18
제 꿈 꾸세요 / 김멜라
누구의 삶도, 어떤 죽음도 다른 이에게 웃음을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존재하는 건 아니건만, 어째서 당사자인 나부터 쓴웃음이 나는 이 뒤엉킨 인과관계의 인을

/P.68
첼리 2025-05-09 04:28
제 꿈 꾸세요 / 김멜라
그게 힘든 일일까. 날 위해 발가락 하나 정도는 줄 수 있다고 했는데. 발가락을 자르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잖아. 택배 상자에 붙은 스티커를 떼고 버려달라는 정도? 내 이름과 주소가 적힌 종이가 사방으로 쏘다니는 게 싫어 운송장 스티커를 떼어달라는 당부 정도로 여겨달라면 무리일까. 사람의 육체는, 시신은, 신상 정보보다 중요하니까. 썩어 부패하기 전에 훼손되기 전에 날 발견해 이 세상에서 조용히 물러나게 해달라는 부탁은 누구에게, 어떤 말로 해야 할까.

/P.78
첼리 2025-05-09 04:35
제 꿈 꾸세요 / 김멜라
나는 몰랐는데 내 상상은 어떻게 아는 걸까. 난 끝났는데 지금 여기서 뭘 하는 걸까. 죽었는데 아직도 뭐가 두려운 걸까. 죽어서도 죽지 않는 감정이 있다면 노래가 끝나도 혀끝에 맴도는 멜로디가 있다면 누군가의 꿈에 찾아가 어떤 말을 해야 한다면.

/P.86
첼리 2025-05-09 04:44
제 꿈 꾸세요 / 김멜라
그러니
당신은 기쁘게 내 꿈을 꿔주길.

오늘밤은 엄마, 엄마의 꿈으로.
커피우유 가지고 갈게요. 멋지게 빨대 꽂아줘요.

/P.94
첼리 2025-05-09 04:46
펜, 깃털, 그리고 환영 인사 / 김멜라
열기 위해 닫고, 환영하기 위해 작별합니다. 바람과 맞닿은 살, 깃털이었던 펜을 만지작거립니다.
거듭 헤어질지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존재들
영영 나타나지 말라고 깊숙이 매장한 공포들
그 두 개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기 위해 글을 씁니다.

/P.99
첼리 2025-05-09 04:48
제 꿈 꾸세요 / 김멜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있어서 떠나지 못한 사람 이야기는
항상 촉촉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귀신 이야기는 아름답지
사랑
사랑은 뭘까...
첼리 2025-05-09 05:05
버섯 농장 / 성혜령
우울하다